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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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라는 막연한 충동에서 시작

하자

“하자!”라는 막연한 충동에서 시작한 본 전시는 각자가 머뭇거리고 있었던, 그저 먼발치에만 있던 관심사나 목표를 무작정 맞닥뜨리고 시작하는 전시이다. 그런 만큼 굉장히 상이하고 지극히 개인적이며, 평소라면 남에게 쉽게 드러내지 못했을 작가의 개인적 사정을 스스럼없이 보여주는 점이 흥미로울 것이다.

먼저 신동헌 작가는 솔직함을 굉장히 소중한, 그러나 현대에는 결여된 가치로 본다. 이를 포착할 수 있는 순간을 사람이 ‘찌질해지는’ 순간이라 보며 일상에서 찌질함과 구질구질함을 수집한다. 작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한 찌질함의 순간을 오디오로 기록하여 보여준다. 이를 통해 작품 안에서 관객이 자신을 투영해 감상하며, 찌질함을 굳이 숨기지 않아도 마음에 크게 부담이 없으니 작품을 감상하는 이 순간만이라도 솔직했으면 한다. 솔직하다는 것은 스스로를 가장 잘 아는 것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누나 왜 맞팔로우 안 해줘?”

최시원 작가는 아마 이 4명 중 가장 하고 싶은 게 많고, 가장 머뭇거렸던 작가가 아닌가 싶다. 그러기에 그에게 “하자!”라는 말은 너무나도 필요했고, 이번에 그 트리거가 작동했다. 몸과 마음은 준비되었지만 가로막는 수많은 장애물에 발돋움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그는 하고 싶은 걸 도전도 하지 않은 쫄보로 남지 않겠다 다짐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정면승부를 시작하려 한다. 뭐든지 시작이 어려웠던 그에게 이번 전시는 그의 작업 세계를 시작하는 출발점이 된다.

“뭐든지 시작이 어려웠던 쫄보는 뒷걸음질 치고 싶지 않았기에 후회 없이 임하고자 한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당장 하자고.”

끊임없이 본능적으로 자기 의심을 하는 장서연 작가는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불안과 고통 등을 마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과 타인 모두를 격려한다. 시작과 끝보다 진행되는 현재에 집중하며 그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 주는 현재는, 때로는 아프기도 하지만 그를 점점 완전하게 만들어주며 그녀로 하여금 다른 이들을 응원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힘을 준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는 아파왔고, 아픈 이들이 자신의 내면을 마주해보는 기회가 되어, 그들에게 좀 더 깊은 위로와 격려를 전하고자 한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고통을 직접 마주하는 것 자체만으로 감정이 해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곽건욱 작가의 두 작품은 ‘눈치’라는 키워드가 관통한다. 대부분의 사회관계에서 암묵적으로 전달되는 요구인 눈치는. 때로는 상황과 관계 등을 불편하고 어색하게 만든다.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낯설어지면, 틈이 없이 완전했던 것은 해체되어 하나하나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작가는 완벽한 것을 해체하기 위해 저급하고 자극적인 것을 소재로 사용한다. 작가의 두 작품 모두 이러한 상황을 조성하고 공간 그 자체를 포함해서 그 공간에 있는 모두를 신경 쓰이게 만든다.

“너무 불쾌해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